임프몬과 베르제브몬이 이끌어낸 드라마
――당시 제작 현장에서 특히 인상에 남는 회의나, 스태프 간의 교류가 있었나요? 『테이머즈』의 방향성이 굳어져 가는 과정에서 컸던 사건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역시 임프몬과 베르제브몬이다. 당초 주인공의 파트너 디지몬으로 임프몬 안이 제시되어 있었다. 다만 나로서는 첫 작품의 아구몬 같은 괴수적인 존재와 아이가 만나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제시된 것이 길몬이다.
그렇다고 해도 임프몬이라는 캐릭터를 그대로 가볍게 다룰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의 파트너 후보로 나왔던 존재이기 때문에야말로 이야기 속에서도 큰 역할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임프몬에서 베르제브몬에 이르는 흐름은 시리즈를 통틀어 매우 다이내믹한 드라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의 열기 있는 이야기는 마에카와 준 씨의 각본이나 시바타 히로키 씨의 연출에 힘입은 바도 크다. 나 혼자서는 도달할 수 없었던 지점까지, 스태프의 힘으로 캐릭터의 드라마가 깊어져 갔다고 느끼고 있다.
――레오몬의 사건도 포함해, 베르제브몬의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레오몬의 사건은 이야기로서 매우 괴로운 전개이기는 하다. 다만 베르제브몬이라는 존재를 커다란 드라마 속에 두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피해 갈 수 없는 사건이었다. 임프몬이 힘을 원하고, 베르제브몬에 이른 끝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 결과를 제대로 그리지 않으면 그의 이야기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오유민에게도 큰 전환점이었다. 자신의 감정이 폭주했을 때, 힘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일이 되는지. 그 부분을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 사건이 있었기에 오유민은 길몬과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고, 베르제브몬의 그 후 드라마에도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테이머즈』만의 요소로 카드 슬래시도 있습니다. 그 아이디어와 영상 표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셨나요?
카드로 싸운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애니메이션으로서 어떻게 보여줄지는 큰 과제였다. 단순히 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그림으로서의 움직임이 약하다. 그래서 카드를 슬래시하는 액션이 있고, 그것으로 데이터가 로드된다는 연출 방식이 되어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실제로 영상이 된 카드 슬래시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 슬래시 뱅크(특정 장면의 영상을 재사용하는 것)는 카이자와 씨의 연출이 정말 훌륭했다. 액션으로서의 통쾌함도 있고, 카드를 사용해 디지몬과 함께 싸운다는 『테이머즈』만의 감각이 그 일련의 움직임에 확실히 담겨 있다.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은 멋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전부 정해져 있었다기보다, 제작 과정에서 만들어간 부분도 컸을까요?
이야기의 전부를 처음부터 세세하게 설계했던 것은 아니다. 큰 방향성이나 결말 지점은 의식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만들면서 생각해 간 부분도 많았다. 예를 들어 황주연의 파트너가 레오몬이 되는 것도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작가분들이나 연출자, 세키 씨도 함께 "여기서 이렇게 되면 다음엔 이런 전개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이야기를 쌓아 올려 갔다. 정해진 결말을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간다기보다,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주우면서 캐릭터와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가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물론 힘들기는 했지만, 그만큼 나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했을 전개와도 만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테이머즈』는 스태프 모두가 함께 만들어냈다는 실감이 강한 작품이었다.
(C)本郷あきよし・東映アニメーショ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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